기상청 "북한 지진 핵실험 탓 아니다" 맞혔지만…

입력 2017-09-24 18:10   수정 2017-09-25 07:12

지진횟수·진앙 분석 틀려
수정발표까지 9시간 소요
"늦어도 너무 늦다" 비판
기상청 "속도보다 정확성"



[ 박상용 기자 ] 기상청이 또다시 ‘늑장 발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이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라고 수정 발표하는 데까지 아홉 시간이나 걸렸다는 이유에서다.

기상청은 24일 오전 2시18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9㎞ 지역에서 규모 3.2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인근에서 규모 2.6 지진이 한 차례 더 있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오후 6시29분께 처음 발표한 규모 3.2 지진이 첫 지진이 아니었다고 정정한 것이다. 일각에선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애초부터 두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해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진 발생 위치인 진앙도 다섯 시간 만에 20㎞ 이상 수정했다. 첫 발표 때는 길주군 북북서쪽 23㎞에서 지진이 났다고 했다가 북북서쪽 49㎞라고 수정해 발표했다. 수정된 위치는 중국 국가지진대망(CENC)이 발표한 지진 발생 위치와 같다.

기상청은 속도보다 정확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자연 지진으로 신호가 미약해 추가 분석이 필요했다”며 “같은 지점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발생한 지진은 관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앙의 위치가 틀린 것도 관측소 위치에 따라 정확한 예측이 힘든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관측 기술이 뛰어난 일본도 이번 지진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ENC는 북한 지진을 폭발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자연 지진이라고 수정 발표하기도 했다.

북한 관련 건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은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국방부와 기상청 분석이 다르면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어 여러 번의 검토를 거친 뒤 발표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때 기상청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데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기상청은 국책 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함몰지진 감지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에는 외국 기관의 분석뿐 아니라 지질자원연구원과 분석을 비교 대조해 보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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